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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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
19-06-0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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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몇년 전의 일이다.
1심에서 대여금 소송에 패소한 분이 나를 찾아와 항소심을 맡긴 일이 있었다.
상대로부터 돈 지급에 대한 약속이 있었다는 주장인데 돈을 여러번 빌려주고 다시 일부 돌려받고 또 빌려주고 하는 과정에서 거래 과정에서 다른 용도의 돈들과 서로 섞여서 복잡한 사안이었는데 1심에서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패소하였던 사건이다.
항소심에서 소송과정에서 고객은 상대방이 대여금 총 금액을 시인한 내용의 서면을 뒤늦게 발견하였다며 들고왔는데 문제는 여러장으로 된 서류인데 마지막 장에는 상대방 도장이 찍혀 있었지만 앞의 서류들과 서류 사이에 간인이 되어 있지 않아 전체 서류가 같은 취지로 작성된 서류인지가 확인이 되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같은 이유로 고객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러나 법률 문외한인 보통 사람으로서 간인을 해야 하는지 몰랐을 뿐 너무나 억울하다는 것이 고객의 입장이었다.
그러면서 진실을 추구해야 할 판사가 이런 불공정한 판결을 할 수 있느냐고 울분을 토로하였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인지시키고 대법원까지 상고하는 것을 말렸던 기억이 있다.(소송에서 패소하였다고 고객을 회피해서는 않되고 대면해서 대책을 같이 강구해야 한다는것이 나의 법률사무소 운영 방침이다.)
나는 그 고객이 억울한 것이 맞고 진실을 이야기했다고 믿는 입장이다.
그런데 그 고객이 몇일 전 몇년만에 전화가 왔다.
고객에게 폐기물 처리를 의뢰한 거래처에서 계약외의 물량을 계약외의 업체로부터 자기들이 웃돈을 받고 고객에게 처리 위탁하는 물량에 섞어서 반입하는 식으로 고객을 속여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잔뜩 흥분한 어조였고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었다. 그 말이 맞다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가 되고 계약해지 사유가 될 것이다.
(자, 그러면 다시 디테일로 들어가보자.)
위탁받은 업체의 물량과 위탁받지 않은 곳으로부터 섞여들어오는 물량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인지, 위탁받은 물량은 어떤 절차를 거쳐 수거해 오는 것인지. 수거과정을 통제할 장치가 있는지, 다른 업체의 물량을 섞는 과정에서 웃돈을 받았다는 것은 어떤 증거로 입증할 수 있는 것인지(위증이 난무하는 사람들의 증언말고) 등 질문들을 하나씩 전화기에 대고 물어가자
건수 잡았다고 좋아하던 고객의 목소리가
조금씩 기어들어가기 시작하였다.
마지막으로 고객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판사는 진리를 추구하는 성직자가 아니라
진실한 것처럼 보이는 쪽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월급쟁이 공무원일 뿐이라는 현실을 알고 계시잖아요. 또 지고 싶으세요? 계약 뿐만 아니라 소송에서도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습니다. 건수 잡았다고 흥분하지 마시고 차분하게 증거부터 취합하세요. 증거없이 나섰다가 거래처잃고 신용잃고 평판까지 잃을 수 있습니다."
머쓱해진 고객은 수긍을 하며 전화를 끊었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는 것이다.
#울산변호사
#울산변호사 이민호 052-272-6390
몇년 전의 일이다.
1심에서 대여금 소송에 패소한 분이 나를 찾아와 항소심을 맡긴 일이 있었다.
상대로부터 돈 지급에 대한 약속이 있었다는 주장인데 돈을 여러번 빌려주고 다시 일부 돌려받고 또 빌려주고 하는 과정에서 거래 과정에서 다른 용도의 돈들과 서로 섞여서 복잡한 사안이었는데 1심에서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패소하였던 사건이다.
항소심에서 소송과정에서 고객은 상대방이 대여금 총 금액을 시인한 내용의 서면을 뒤늦게 발견하였다며 들고왔는데 문제는 여러장으로 된 서류인데 마지막 장에는 상대방 도장이 찍혀 있었지만 앞의 서류들과 서류 사이에 간인이 되어 있지 않아 전체 서류가 같은 취지로 작성된 서류인지가 확인이 되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같은 이유로 고객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러나 법률 문외한인 보통 사람으로서 간인을 해야 하는지 몰랐을 뿐 너무나 억울하다는 것이 고객의 입장이었다.
그러면서 진실을 추구해야 할 판사가 이런 불공정한 판결을 할 수 있느냐고 울분을 토로하였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인지시키고 대법원까지 상고하는 것을 말렸던 기억이 있다.(소송에서 패소하였다고 고객을 회피해서는 않되고 대면해서 대책을 같이 강구해야 한다는것이 나의 법률사무소 운영 방침이다.)
나는 그 고객이 억울한 것이 맞고 진실을 이야기했다고 믿는 입장이다.
그런데 그 고객이 몇일 전 몇년만에 전화가 왔다.
고객에게 폐기물 처리를 의뢰한 거래처에서 계약외의 물량을 계약외의 업체로부터 자기들이 웃돈을 받고 고객에게 처리 위탁하는 물량에 섞어서 반입하는 식으로 고객을 속여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잔뜩 흥분한 어조였고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었다. 그 말이 맞다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가 되고 계약해지 사유가 될 것이다.
(자, 그러면 다시 디테일로 들어가보자.)
위탁받은 업체의 물량과 위탁받지 않은 곳으로부터 섞여들어오는 물량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인지, 위탁받은 물량은 어떤 절차를 거쳐 수거해 오는 것인지. 수거과정을 통제할 장치가 있는지, 다른 업체의 물량을 섞는 과정에서 웃돈을 받았다는 것은 어떤 증거로 입증할 수 있는 것인지(위증이 난무하는 사람들의 증언말고) 등 질문들을 하나씩 전화기에 대고 물어가자
건수 잡았다고 좋아하던 고객의 목소리가
조금씩 기어들어가기 시작하였다.
마지막으로 고객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판사는 진리를 추구하는 성직자가 아니라
진실한 것처럼 보이는 쪽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월급쟁이 공무원일 뿐이라는 현실을 알고 계시잖아요. 또 지고 싶으세요? 계약 뿐만 아니라 소송에서도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습니다. 건수 잡았다고 흥분하지 마시고 차분하게 증거부터 취합하세요. 증거없이 나섰다가 거래처잃고 신용잃고 평판까지 잃을 수 있습니다."
머쓱해진 고객은 수긍을 하며 전화를 끊었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는 것이다.
#울산변호사
#울산변호사 이민호 052-272-6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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