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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되지 않기, 화내지 않기, 일 쉽게 하기 ㅡ 울산지방법원 관할 소송 울산 변호사 법률상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6-07 14:23
조회
2,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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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되지 않기, 화내지 않기, 일 쉽게 하기 ㅡ 울산지방법원 관할 소송 울산 변호사 법률상담
ㅡㅡㅡㅡ

어제는 토요일이지만 고객의 요청으로 오후 2시에 사무실에서 업무 미팅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전날 밤 10시 넘어서까지 다른 고객 형사 사건 경찰 조사에 참여하느라 몸도 마음도 지치고 고객의 고통에 동화되어 잔뜩 긴장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상태였는지 토요일 오후까지도 신경이 곤두세워져 있었다.

게다가 2시에 만나기로 한 고객 사건은
2017년부터 햇수로 4년 동안 재판이 이어져 올 정도로 복잡하고 상대방과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건이었다.
동업관계 정산 소송인데 총매출부터 시작해서 각종 비용까지 상대방과 서로 말이 다르고 그 와중에 세무서가 개입하여 세무조사까지 받느라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었던 사건이다.
더구나 고객 스스로가 소송에 협조할 생각보다는 맡겼으면 변호사가 알아서 해야되는거 아니냐는 입장이어서 고객을 설득해서 소송을 수행해 오는게 너무 힘이 들어서 계속 수임을 이어가는게 맞는지 고민이 많은 사건이었다.
그럼에도 고객을 달래고 독려하고 비위를 맞춰가며 4년을 끌어왔다.

복잡한 사건이므로 이번에도 한달 전 시간 약속을 미리 잡으면서 상황의 심각성을 고지하고 이번에는 이전처럼 제발 그러지 좀 말라고 달래면서 고객에게 필요한 자료 항목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미리 사건 내용도 충분히 검토하고 미팅시에 철저하게 준비해서 오라고 신신당부하였다.

왜냐하면 이제 사건이 성숙할대로 성숙해져서 마무리할 때가 다가왔음이 직감적으로 느껴져서
더 이상 미룰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최종적으로 우리측 입장을 정리하는 종합 준비서면을 작성해서 제출하면 상대방도 받아보고 답변하고 법원이 변론기일을 열어 심리하고 종결하면 판결선고만 남게 된다.

나도 긴장이 되어 오후 1시부터 사무실에 나가 미리 미팅 준비를 하면서 기록을 꼼꼼이 훓어보고 있었다.

오후 2시가 되고 고객이 왔다.
그러나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졌다.

나름 준비한다며 자료를 준비해 왔다는 고객과 일을 하기 위해 컴퓨터 책상에 마주 앉아 자료를 검토하기 시작하던 내가 첫 질문을 던지면서부터 서로 삐걱거리기 시작하였다.

"사장님, 이 표 맨 위에 나와있는 매출금액이 지난 4년동안 소송하면서 주장해왔던 매출금액과 또 달라진 이유가 무엇인지요? 그게 다르면 모든게 달라지는데... 설명 좀 해주세요."

"글쎄요. 직원이 작성해서 저는 잘 모르겠네요."

"....ㅡ ㅡ;;;;"

그 순간부터 더 이상 대화가 진전될 수 없었다.
얼마나 열이 솟구치고 화가 나든지....

일을 더 이상 진행할 수가 없어 컴퓨터를 끄고 기록을 덮어놓고 소파로 옮겨 고객에게 이야기했다.
웬만하면 다른 변호사한테 기록을 가지고 가시고 나하고는 관계를 이만 정리하는게 어떠냐고...
그동안 나도 할만큼 했다고...
나는 소송의 대리인이지 당사자 본인이 아니라고...
소송 대상인 재산은 고객의 재산이지 변호사의 재산이 아닌데 왜 이러시냐고...
물론 판단은 판사가 하겠지만 고객이 자기 재산인 매출, 비용, 각종 세금 등 수치를 결단을 내려 주장해주지 않는다면 변호사가 마음대로 수치를 정해서 주장할 수 없는거 아니냐고...

고객은 처음에는 변호사가 알아서 다 해주면 되지 왜 자기에게 요구하느냐고 화를 내더니 대화 도중에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였다.
그러면서 다음 미팅때는 꼭 제대로 준비하여 올 것을 약속하였다.

나도 화낸 것 사과하고 고객도 사과하고 헤어지면서 바로 다음 주에 다음 미팅 날자를 잡기로 하였다.

나는 다음주 언제라도 시간을 고객이 잡으면 맞추겠다고 했으나 고객은 끝내 확답을 주지 않고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자기가 시간을 정해서 연락을 주겠다고 그러고는 헤어졌다.
주말인데 쉬지도 못하고 오후 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은 하나도 못하고 고객과 입씨름만하고 피곤하게 보낸 것이다.

집으로 차를 몰고 돌아오는 길에 여러가지 생각이 머릿속에서 교차하였다.

나는 돈받고 일하는 변호사일 뿐 고객 본인도 아닌데 내가 굳이  고객 본인이 되어 사건에 매몰되어 예민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었는지,
고객이 틀린 주장을 하든 말든 적어달라는대로 서면을 작성하면서 비위만 맞추고 일하는 척 하기만 하면 되지 굳이 말이 안된다고 왜 제대로 준비안했냐고 화낼 필요가 있었는지,
내가 쉽게, 쉽게 일하는 척하더라도 비전문가인 고객은 모를텐데 그냥 일하는 척 해서 시간만 떼우고 대충 고객이 적어달라는대로 대서방처럼 대서나 해버리고 판결이 어떻게든 나면 내 일은 끝나는거니 그냥 손떼버리면 되지 굳이 언성을 높일 필요가 있었는지, 자꾸 이러니 소송 결과가 좋게 나와도 좋은 소리는 못듣고 나만 성격 더러운 변호사라는 소리나 듣게 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과

그래도 판사가 보았을 때 말이 안되는 이야기를 적은 서면을 낼 수는 없지 않느냐,
그리고 변호사로서 내가 할 수 있는한 최선을 다하고 고객으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위한 최적의 길을 택하도록 끝까지 안내하는 것이 내 양심을 지키는 길이 아닌가 하는 덧없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밤늦도록 계속 교차하면서
토요일 하루가 힘들게 지나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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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변호사 이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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